전시 서문
당대 의로운 자로 신의 칭송받았던 시대적 인물, 욥조차 이 '고통의 평화'로의 여정을 이해할 수도, 응답할 수도 없었다.
그를 둘러싼 시대의 외침은 '안락'했던 과거와 대비되는 욥의 '죄와 벌'에 대한 확실한 변증 요구였다.
그러나 욥은 해답 부재의 망연한 침묵과 절규로 자신과 시대와의 대화를 채울 수밖에 없었다.
인생과 우주에 관한 섭리를 향한 의문은 욥을 더욱 연약함으로 몰아갔다.
그러나 본래부터 이 모든 대화 담론에 참여하고 귀 기울였던 제4 담론의 주체는 연약함 중에서 자신을 계시한다.
자신을 비우고 낮추었기에 보이지 않았던(kenosis) 그분의 담론은 비로소 지금-여기 현존하는 창조주, 자신의 존재 증명으로 이어진다.
동시에 이러한 창조주의 담론은 욥을 포함한 모든 시대 담론을 변화시킨다.
들리지 않아 듣지 못했고, 보이지 않아 볼 수 없었던 고통 속 모든 주체들의 무지(無智)를 깨운다.
'응답 부재-존재 증명 불가'로 처리하려 했던 그들의 막히고 묵은 감각을 깨끗하게 한다. 실재(實在)를 향한 지각의 인식을 일깨운다.
이로써 시대 담론 속 주체적 인생들을 순금과 같은 새 창조의 존재 가치로 자신을 변증하도록 정화(淨化)하며,모든 인생과 믿음의 시작이며 완성자이신 그리스도의 존재와 역사(役事)를 뚜렷이 증명해 보인다.
● 이러한 부활과 창조의 초월 담론은 욥의 서사를 우리와 동떨어진 먼 이야기로 액자 안에 갇혀 있게 하지 않는다.
여기 널디 너른 광야에 던져져 온갖 무응답의 물음과 존재 증명을 헤매는 오늘 우리 시대의 담론에도 여전히 귀 기울인다.
오히려 욥처럼 묶이고 정지된 우리의 무감각을 쇄신하고, 우리를 시대의 참여적 주체로 초청한다.
과연 우리는 보이지 않는듯하나 현존하는 연약함의 제4 담론을 이 시대의 지금-여기의 창조와 부활이 작동하는 대화의 장(場)으로 응하고 초대하려는가?
이러한 문제 제기로 본 전시는 기획되었다.
미로(迷路) 같은 인생길에 소용돌이치는 티끌과 재의 먹구름, 고통의 비바람, 깨질듯한 질그릇의 연약함 중에도 망연히 피어나는 들꽃들처럼, 회개의 몸부림 속에 순금으로 나아가는 믿음의 여정은 그리스도의 십자가 앞에서 새 창조로 소생하게 하는 전능자의 영과 기운을 노래한다. 창조주의 담론 앞에서 새로워진 감각의 기도와 고백은, 영글어진 생명으로 결실하여 시대를 울리며 회복하는 소망의 축복과 치유, 위로의 사명이기를 선언하며, 오늘 우리의 대화를 시작한다

























